문학(詩)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해륭 2022. 1. 31. 20:01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
                         이광석                   
  
  
이 세상에서 가장 넉넉한 집은 
당신 마음속에 들어앉은 생각의 집이다.
대문도, 울타리도, 문패도 없는
한 점 허공 같은,
강물 같은 그런 집이다.
불안도, 조바심도, 짜증도
억새밭 가을 햇살처럼
저희들끼리 사이좋게 뒹굴 줄 안다.
아무리 달세 단칸방에서
거실 달린 독채집으로 이사를 가도
마음은
늘~~하얀 서리 베고 누운 
겨울들판처럼 허전하다.
마침내
32평 아파트 열쇠 꾸러미를 움켜쥐어도
마음은 아파트 뒤켠
두어 평 남새밭만큼도 넉넉지 못하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분양받기 힘든 집은
마음 편안한 무욕의 집이다.
그런 집에서 당신과 함께 살고 싶다.
때묻고 구김살 많은 잡념들은
손빨래로 헹구어내고
누군가가 수시로 찌르고 간 아픈 상처들도
너와 나의 업으로 보듬고 살자.
어쩌랴,
나의 안에 하루 하루
평수를 늘려가는 고독의 무게,
지워도 지워도
우리 삶의 인터넷 속에
무시로 뜨는 저 허망의 그늘을...
이젠, 고독밖에 더 남지 않은
쓸쓸한 비밀구좌 모두모두 열고,
좋은 생각으로 버무린 희디흰 채나물과
고집스런 된장찌개가 끓는 밥상 앞에
당신과 마주앉아
따스한 얘기를 젓가락질 하고 싶다.
~~당신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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