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겨울 산수유 열매

해륭 2017. 12. 20. 20:16

겨울 산수유 열매
                 공광규

콩새부부가
산수유나무 가지에 양말을 벗고 앉아서
빨간 열매를 찢어 먹고 있다.
발이 시린지 자주 가지를 옮겨 다닌다.
나뭇가지 하나를
가는 발 네 개가
꼭 붙잡을 때도 좋아 보이지만
열매 하나를 놓고 같이 찢을 때가
가장 보기에 좋다.
하늘도 보기에 좋은지
흰 눈을 따뜻하게 뿌려주고
산수유나무 가지도
가는 몸을 흔들어 인사한다.
잠시 콩새 부부는 가지를 떠나고
그 자리에 흰 눈이
가는 가지를 꼭 붙잡고 앉는다.
콩새 부부를 기다리다
가슴이 뜨거워진 산수유나무 열매는
눈이 빨갛게 충혈되었다.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7.12.26
초생달  (0) 2017.12.21
상처난 영혼  (0) 2017.12.19
그리운 등불 하나  (0) 2017.12.14
허튼 물음  (0) 2017.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