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그리운 등불 하나

해륭 2017. 12. 14. 19:41

그리운 등불 하나
                     이해인

내 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 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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