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네가 그리우면 나는... 장수경 무작정 길을 나선다. 네 입김이 서리던 골목 어귀에도 눈빛이 머물던 앞산 자락에도 황량한 벌판 어디에도 너의 흔적은 없고, 이따금 오가는 낯선 발자국 소리는 내 가슴에 쿵쿵 못을 박으며 짙은 그리움의 발자국을 찍고 무심히들 지나간다. 네가 떠나가던 그 골목 어귀엔 너의 주머니를 빠져나온 한줌의 젖은 바람이 시멘트 담장을 핥다 차마 떠나지 못 해 미련처럼 뒹굴고, 나는 동전을 주우려는 아이들처럼 너의 흔적을 잡으려다 그만 눈앞이 흐려지고 만다. 그러면 나는 또 걸었다. 한참을 걷다 낯선 거리를 만나면 맥없이 돌아서 오던 길을 돌아본다. 너의 가슴이 그리우면 나는, 먼 데 앞산자락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삼키며 빈 가슴에 또 하나의 못을 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