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고목

해륭 2013. 9. 25. 16:24

고목
      전성숙
나, 말하는 법부터 배웠더라면 이처럼 많은 옹이 만들지 않았으리. 성내는 맘 삭일 줄 몰랐다면 뿌리조차 깊이 내리지 못했으리. 선 채로 모나서 정 맞는 돌과 잘나서 먼저 잘려나가는 동료와 못나서 산을 지키는 삶들을 무시로 보며, 나, 인내하는 법 깨우쳐 안으로 사랑하리라. 사랑하리라 기도하지 않았다면 얕은 바람에도 파르르 지는 삭정이 되었으리. 위로는 받들고 아래로는 감싸는 법 배우지 못했더라면 다년생 잡목과 다를 바 없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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