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3

해륭 2021. 3. 2. 19:42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3
                                 이정하
   
낯선 간이역들,
삶이란 것은 결국 이 간이역처럼
잠시 스쳤다 지나가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스친 것조차도
모르고 지나치는 것은 아닐까,
달리는 차장에 언듯 비쳤다가
금세 사라지고 마는 밤풍경처럼,
내게 존재했던 모든 것들은
정말이지 얼마나 빨리
내 곁을 스쳐지나갔는지
돌이켜보면 언제나 나는 혼자였다.
많은 사람들이 내 주변을 서성거렸지만
정작 내가
그의 손을 필요로 할 때에는 옆에 없었다.
저 만치 비켜 서 있었다.
그래,
우리가 언제 혼자가 아닌적이 있었더냐,
사는 날이 늘 무지갯빛으로 빛날 수는 없어서
그래서 절망하고
가슴아파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나는 그리웠던 이름들을 나직이 불러보며
이제 더 이상 슬퍼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