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1

해륭 2021. 2. 25. 19:23

  비 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
                                 이정하
  
기차는 오지 않았고
나는 대합실에서 서성거렸다.
여전히 비는 내리고 있었고
비옷을 입은 역수만이
고단한 하루를 짊어지고
플랫폼 희미한
가로등 아래 서 있었다.
조급할 것도 없었지만
나는 어서 그가 들고있는
깃발이 오르기를 바랐다.
산다는 것은
때로 까닭모를 슬픔을 부여안고
떠나가는 밤 열차 같은 것,
안 갈 수도
중도에 내릴 수도
다시는 돌아 올 수도 없는 길,
쓸쓸했다.
내가 희망하는 것은
언제나 연착했고
하나 뿐인 차표를
환불할 수도 없었으므로,
기차가 들어오고 있었고
나는 버릇처럼
뒤를 돌아다 보았지만
그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다.
끝내 배웅도 하지 않으려는가
나직이 한숨을 몰아쉬며
나는 비오는 간이역에서
밤 열차를 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