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나의 가난은

해륭 2019. 2. 19. 20:30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을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잔의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 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내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웠음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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