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그냥....

해륭 2018. 2. 28. 20:57

그냥....
     박근호

당신은 민낯이 부끄러운지
자꾸 내 눈을 피하는 거야.
그럼 나는 어두운 곳만 골라서 걷지.
그러다 또 장난기가 돋아서
당신 눈을 빤히 보는 거야.
당신은 얼굴을 반쯤 가린 채
내 눈을 피하지.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이
더 예쁘다는 말을 해도
당신은 여전히 부끄러운 거야.
내 머리칼을 헝클어트리고 말하지.
이젠 내가 더 부끄러운 모습이니까
예쁜 얼굴 좀 보자고.
그렇게 당신 집 앞을 잠깐 걷다가
꼭 껴안고 내일을 기약하자.
나는 다시 집으로
한참 가야 하지만 괜찮아.
그냥 보고 싶었어.
그냥....
  ~비밀편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