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해륭 2017. 10. 8. 12:53

너무 많이 사랑해버린 아픔
                                김동규

딱,
그만큼만 사랑하려 했었다.
때로는 잊고 살고
그러다 또 생각나고
만나서 차 마시고
이따금 같이 걷고, 
그리울 때도 있지만
참을 수 있을 만큼,
그만큼만 사랑하려 생각했었다.
더 주지도 말고 더 받지도 말고
더 주면 돌려받고 더 받으면 반납하고
마음 안에 그어 놓은 눈금,
바로 아래만큼만
나는 너를 채워두려 마음먹었었다.
우연히 주고 받은 우리들의 생각들이
어쩌면 그리도 똑같을 수 있느냐고,
약속한 듯 마주보며 행복 하게 웃을 만큼
그만큼만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너의 안부 며칠째 듣지 못 해도
펄펄 끓는 열병으로 앓아눕지 않을 만큼,
그만큼만 나는 너를 사랑하려 했었다.
딱, 그만큼만  
딱, 그만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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