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그대는 봄비입니다.

해륭 2017. 4. 19. 07:58

그대는 봄비입니다.
          글:이름없는 새
 

쌩쌩거리던 바람 밀고 당기며
뼈속까지 후비던 나무에게
불려나 온 그대는 봄비,
구름타고 내려와 생명들을 깨우고
홍역치르는 나무에게 시샘하던 하얀눈,
여명의 발길로 머물게하는
그대는 봄비었습니다.
잔설이 놀다간 마당에
허락도없이 선잠깨우는 새침떼기,
꼼지락 거리는 낙엽밑에는
봄비 내려와 새순에게 속삭인다
이젠, 고개들고 일어나도 된다고...
산새들은 티없이
맑은 봄 하늘을 휘청거리고
기억 속으로 아스라이 흘러들어,
손대면 "툭" 터질 것 같은 그리운 사람,
응어리 진 가슴에 걸려
바람에 떼굴떼굴 굴러 다니다
느닷없이 찾아 온 그대는 봄비입니다.
하얗게 질식하던 먼 산,
하늘 훔치다 들켜버려 눈물 흘리고
가지마다 붉게 충혈된 눈동자,
두눈을 꼭 감고 산소같은 이슬로
그리움 "툭툭" 떨어트려
노오란 개나리에게 봄 찬치를 준비합니다.
꿈속을 헤메이다 만난 봄비,
구름만 창가에 걸어두고
목멘 그리움에 끝내 주져앉아
결국 무너지는 삶
잠시 세월에 맡겨놓으니
바라만 보아도 참 좋은 그대,
그대는 사랑으로 오신 봄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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