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김승기
하늘 처음 열리고
둥그렇게 해 떠오르면
부풀어 오르는 꿈
무엇이든 견디지 못하랴.
황사에 시달리며 터지는 꽃몸살
온몸 검붉은 열꽃이 핀다.
타는 여름 한복판 뻣뻣이 서서
허옇게 개거품 물고
다시 또 앓는 꽃몸살
속이 빈 채로
바싹 말라가는 꽃대궁 남겨두고
이미 서산으로 해 떨어졌다고
성가시게 달라붙는
검정 진딧물 털어내지 못하면서
한없이 맥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떠돌이 목숨 갓털 하나에 매달려
떠오르는 해 다시 잡으러
어디든 어서 또 날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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