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해륭 2016. 12. 20. 08:49

강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칠 것 같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이인성의 소설 『미칠 것 같은, 미쳐지지 않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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