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약수터 가는 길

해륭 2016. 10. 25. 09:29

약수터 가는 길
             김광규
내가 먼저 죽어야
마누라가 깨끗하게 치워주지.
하지만 늙은 홀어미를
자식들이 얼마나 구박할까.
마누라 병구완을 하고
무덤이라도 가꾸어주려면
그래도 내가 더 오래 살아야지.
오늘따라 오르막길이 숨 가쁘다.
내가 먼저 세상을 떠야
영감이 나를 묻어주지.
하지만 늙은 홀아비를
누가 곰살궂게 돌봐줄까.
수의라도 제대로 입혀 보내고
제사를 챙겨주려면
그래도 내가 더 오래 살아야지.
- 시집 "가진 것 하나도 없지만"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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