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송사리들의 겨울

해륭 2013. 10. 29. 08:37

송사리들의 겨울
                 문정
아침마다 뒷산을 오른다.
개울물이 추위에 점점 가늘어지더니
꼬리를 잘려버렸다.
며칠 전부터 산이
웅덩이를 어항처럼 안고 서 있다.
산은 수입원 모두 끊겨버린 가장 같고
송사리들은
햇살을 빨아먹으려고 파닥거린다.
웅덩이 가장자리에
가시처럼 얼음이 돋아난다.
다급해진 산이
밤마다 살림살이를 내다 팔아버린 듯
웅덩이의 얼굴이
더 작아져 있고 핼쑥해져 있다.
송사리들은 마당도 잃고 마루도 잃고
시무룩하니 오글오글하다.
다음날 두근두근 계곡을 오르는데
웅덩이가 사라져버렸다.
아!!!
산이 최후의 결심을 해버린 듯
얼음장을 끌어다가
꿈도 얼어버릴 동면 속으로
송사리들을 밀어 넣어버렸구나.
낙엽들 모아 한 겹 덮어준다.
봄까지는 아직 두 고개는 더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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