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우리가 눈발이라면

해륭 2021. 1. 29. 20:38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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