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소리 도종환 걸음을 멈추고 나무 그늘로 들어서니 건넛산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웃옷 단추를 끄르니 엷은 바람이 손바닥으로 살을 쓰다듬으며 들어오고, 걸음을 멈추고 저녁 하늘 올려다보니 음악학원 열린 창 틈을 빠져나온 첼로의 낮은 음이 바람의 활을 타고 내려와 귀를 적신다. 내 목소리 너무 클 때는 빗소리, 물결 소리도 안 들리더니, 말을 멈추니 가까운 이의 한숨 소리에 섞여 있는 솔바람 소리도 들리고, 가야 할 길만 생각할 때는 들리지 않던 소리가 멈추니 들린다. 속도의 등을 타고 달릴 땐 못 듣던 소리가 속도를 버리니 비로소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