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너를 기다리는 동안

해륭 2018. 12. 6. 20:13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에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 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 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파  (0) 2018.12.10
겨울사랑  (0) 2018.12.07
  (0) 2018.12.05
안부  (0) 2018.12.03
성긴 눈  (0) 2018.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