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팽목항 연가 (宵火)고은영 오늘이 엄마 생일인 거 알고 있니? 오월 초순, 어느 어머니가 팽목항에서 바닷속 아이에게 묻는다. 바다 깊은 마을, 또 다른 어느 세상에서 기적이 되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아이들이 오는 길목에 놓아둔 뜨거운 사랑들이 왜 바람에 이리저리 휩쓸리고, 어김없이 엄마들이 눈물로 가슴을 태우면서 혼신으로 애틋하고 절실하게 오로지 자식 바라기를 하고 있다. 밤이면 저 우주 어디쯤에서 철없이 뛰어놀다가 구름 사다리를 놓고 하이얀 천사가 되어 사뿐히 걸어오는 아이들의 모습, 엄마들은 가슴을 데워놓고 사무친 사랑과 애절한 기도로 너희를 기다린단다. 아가........ 심장을 쥐어짜도 이제 비로소 돌아오지 못할 줄 알면서 이토록 그리울 줄 누가 알았을까. 오열로 뒤덮인 4월을 뒤로하고 지상에 싱그럽게 육화됐던 명부들이 그리움의 발자국을 남기면서 뭉텅이로 찢겨 나갔다. 찢겨 나간 건 아이들의 명부만이 아니었다. 온 국민이 마음이 찢겨 나갔고, 부모들의 마음도 갈가리 찢겨 버려진 채, 온통 4월을 뒹굴었다. 정부도, 어른들도 움직이지 말고 그 자리에서 기다리라고 해놓고, 서로 책임이 없다고 책임을 떠넘기고, 아이들이 고통과 몸부림 속에 죽도록 버려 뒀다. 누가 보아도 명백한 학살 앞에서 우리는 4차원이나 오 차원을 넘지 못하면 눈 뜬 봉사가 된다는 걸 자각하지 못했다. 음모라고 밖에 이해가 안 간다. 도대체 배후가 누구이며 그들은 왜 아이들의 생명이 필요했던 걸까. 누군가 이 나라에서 우리는 누구도 우리를 구하러 오지 않는 사실적 실종자 라고 하던데, 우리들의 실종은 끝난 게 아니고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푸름의 한층 찬란한 오월, 바람의 속삭임 위에 햇살이 머문 자리마다, 노란 종이 위에 안녕, 안녕이라는 영원을 향한 마지막 인사들이 나비가 되어 수천수만의 나비떼들이 오월을 날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