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새 떼 나희덕 철새들이 줄을 맞추어 날아가는 것, 길을 잃지 않으려 해서가 아닙니다. 이미 한몸이어서입니다. 티끌 속에 섞여 한계절 펄럭이다 보면 그렇게 되지 않겠습니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어느새 어깨를 나란히 하여 걷고 있는 저 두 사람, 그 말없음의 거리가 그러하지 않겠습니까. 새떼가 날아간 하늘 끝, 두 사람이 지나간 자리, 그 온기에 젖어 나는 두리번거리다 돌아갑니다. 몸마다 새겨진 어떤 거리와 속도, 새들은 지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들 혹시 길을 잃었다 해도 한 시절이 그들의 가슴 위로 날아갔다 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