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 시간 사냥꾼 ♠

해륭 2018. 4. 18. 13:54

♠ 시간 사냥꾼 ♠

비도 내리기 전,
난 이미 비맞은 술꾼,
벌써 비가 오는 시간을 준비하며
어두워진 골목에 걸려있다.
비가 오기 시작하면
그 비를 만지며 기억을 까먹고,
추억을 올려 놓고,
마지막을 사랑하는 힘으로
목젖을 삼킨다.
곰팡내 나는 술집에 걸린
백열등 밑은
현기증이 흔들거리고,
탁자 위 술잔만 싸늘하게 멈춰있다.
차가운 벽에 기댄 나를
기다려 주는 것은,
그대가 남기고 간 시간뿐이라,
내리는 비로 시간을 사냥한다.
외로움을 잊을만하면
천둥이 착각을 두드리고,
기다려 주는 것은
온통 메마른 시간뿐이라.
내리는 비는 계속 시간을 적시고,
그 시간을 미련하게 내가 먹는다.
  ~옮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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