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수퇘지

해륭 2018. 2. 15. 14:11

수퇘지
      공광규
양돈장에서 얻어온 삼겹살을 굽는데
헌 구두를 잘라 구운 가죽맛이다.
젖꼭지가 붙어있는 걸 보니
누린내 나는 수퇘지 뱃가죽이다.

어머니,
맛대가리가 하나도 없어요.

정을 너무 많이 넣은 돼지라 그래.

마당가에 나와 오줌을 누면서
뱃가죽을 자꾸 만져본다.
가까운 날, 무덤 속 미생물들은
내 뱃가죽이 질기다고 투덜거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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