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하현

해륭 2017. 1. 6. 09:22

하현
     도종환
반쪽 달빛으로도 뜰이 환하다.
산딸나무 흰 잎이
달빛으로 더욱 희게 빛나서
산짐승들 길 찾기 어렵지 않겠다.
중국에서 왔다는 발효차 달여 마시며
고적(孤寂)의 뒤를 따라오는
호젓함을 바라본다.
숲의 새들도 고요의 죽지에 몸을 묻고
잎술을 닫은 한밤중 잔별 몇개 따라나와
밤의 한 귀퉁이 조금 더 윤이 나는데,
남은 몇모금의 환한 시간을 아껴 마시며
반쯤 저문 달 바라본다.
저물 날만 남았어도
환하다는 것이 고맙다.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혼자이기 때문입니다.2  (0) 2017.01.10
혼자이기 때문입니다.1  (0) 2017.01.09
한 사람을 사랑했네 4  (0) 2017.01.05
한 사람을 사랑했네 3  (0) 2017.01.04
한 사람을 사랑했네 2  (0) 2017.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