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안부가 그리운 날

해륭 2016. 12. 5. 08:16

안부가 그리운 날
               양현근

사는 일이 쓸쓸할수록
두어 줄의 안부가 그립습니다.
마음 안에 추절추절 비 내리던 날,
실개천의 황토빛 사연들....
그 여름의 무심한 강역에 지즐대며
마음을 허물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를 완전하게 벗는 일이라는 걸,
나를 허물어
너를 기다릴 수 있다면
기꺼이 죽으리라고....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내릴 거라고....
사는 일보다
꿈꾸는 일이 더욱 두려웠던 날들....
목발을 짚고 서 있던
설익은 시간조차도
사랑할 줄 모르면서
무엇인가 담아낼 수 있으리라
무작정 믿었던 시절들....
그 또한 사는 일이라고
눈길이 어두워질수록
지나온 것들이 그립습니다.
터진 구름 사이로
며칠 째 
먹가슴을 통째로 쓸어내리던 비가
여름 샛강의 허리춤을 넓히며
몇 마디
부질없는 안부를 묻고 있습니다.

잘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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