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사람이 그리운 날

해륭 2016. 9. 27. 09:17

사람이 그리운 날
                 강초선

마음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 냄새,
풀 내음이 향기로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돌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랭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영혼의 허기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 같은, 섬 같은,
넉넉함이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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