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낮과 밤(부제:당신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해륭 2016. 8. 12. 20:50

낮과 밤
   부제:당신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곽혜란


낮과 밤,
때늦게 시작된 어색한 기후가
나는 줄곧 불안했습니다.
우린 처음부터 엇갈리는 운명이었는지 내가 어두운 밤일 때 당신은 환한 대낮이었고, 당신이 어두운 밤일 때 나는 아침을 맞았습니다
당신을 알아가는 동안 언제나 가슴 한 켠이 아리고 무거운 나는 사소한 것마저 감당해내지 못하고 휘청거렸습니다.
당신 몫의 무게는 헤아리지 못하고 내 몫의 무게에만 연연하는 나의 이기심이 당신을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런 나 때문에 당신은 술에 취한 날이 많아졌습니다.
늦은 밤, 길 거리를 배회하다 전화 하는 당신의 지치고 힘든 목소리가 나를 아프게 하고,
나는 그런 당신 때문에 눈물 짓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내가 당신 가슴을 아프게 했습니다.
비 내리는 오후 불현듯 햇빛 쨍쨍 내리쬐던 날, 우리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있을 줄 알고 서로의 뒤를 좇아 달렸던 어리석은 회전은 결국 아무리 달려가도 닿을 수 없다는 아픈 확인만 되었을 뿐입니다.
낮과 밤이 공존 할 수 없는 세상, 세상 섭리에 따라 살자고, 체념할 건 체념하고 비울 건 비우자고 한 나의 말, 부디 좋은 마음에 담아두고
아픈 날 없이 맑은 날이나 궂은 날이나 행복하시기 빌겠습니다.
살다가 당신이 몹시 기다려지는 날, 내가 지나가는 이 길을 언젠가 당신도 지나가겠지 하며 그 길에 막연한 그리움 하나 살짝 놓아 두고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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