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사랑의 침묵

해륭 2014. 10. 13. 08:15



  사랑의 침묵
          도종환
  꽃들에게 내 아픔 숨기고 싶네
  내 슬픔 알게 되면 꽃들도 울 테니까.
  얼음이 녹고 다시 봄은 찾아와
  강물이 내게 부드럽게 말 걸어올 때도
  내 슬픔 강물에게 말하지 않겠네
  강물이 듣고 나면 나보다 더 아파하며
  눈물로 온 들을 적시며 갈테니까.
  겨울이 끝나고 북서풍 물러갈 무렵엔
  우리 사랑 끝나야 하는 이유를
  나는 바람에게도 말하지 않겠네.
  이제 막 눈을 뜨는 햇살에게도
  삶이 왜 괴로움인지 말하지 않겠네.
  새 떼들 돌아오고 들꽃 잠에서 깨어나도
  아직은, 아직은 말하지 않겠네
  떠나는 사랑 붙잡을 수 없는 진짜 이유를
  꽃들이 듣고 나면 나보다 더 슬퍼하며 
  아름다운 꽃잎 일찍 떨구고 말 테니까.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살아가는 날 동안  (0) 2014.10.22
어쩌죠?  (0) 2014.10.20
두 사람만의 아침  (0) 2014.10.10
환절기  (0) 2014.10.08
모른 척할 수 있게만....  (0) 2014.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