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우기

해륭 2013. 8. 21. 09:15

   우기
        도종환
   새 한 마리 젖으며 먼 길을 간다.
   하늘에서 땅끝까지 적시며 비는 내리고
   소리내어 울진 않았으나
   우리도 많은 날
   피할 길 없는 빗줄기에 젖으며
   남 모르는 험한 길을 많이도 지나왔다.
   하늘은 언제든
   비가 되어 적실 듯 무거웠고
   세상은 우리를 버려둔 채
   낮밤없이 흘러갔다.
   살다보면
   배지구름 걷히고 하늘 개는 날 있으리라.
   그런 날 늘 크게 믿으며 여기까지 왔다.
   새 한 마리 비를 뚫고 말없이 하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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