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머리가 아플 때

해륭 2013. 8. 1. 09:34

   머리가 아플 때
                               원태연
   머리가 아플 땐 펜잘을 먹는다.
   중학교 때 수학 과외 선생님께서
   처음 알려주신 가르침이다.
   그래서 난 머리가 아플 땐 펜잘을 먹는다.
   그래도 머리가 아플 땐 잠을 자야한다.
   배가 아파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도 잠을 자야한다.
   잠이 잘 오지 않을 때는
   어떤 특집극이나 영화가 좋다.
   내용을 미리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담긴...
   그러면 나는 불안해하지 않고 잠들 수 있다.
   그래도 또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뛴다.
   빨리도, 천천히도 아니게 안정된 채로...
   땀이 많이 나면 사우나에 간다.
   그러면 머리가 안 아파진다.
   나는 머리가 안 아프면 잘 참아낼 수 있다.
   뭐든...
   내가 나의 모습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사는 건 아닐까...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그렇게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도
   결국 한 마디도 들려주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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