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여행을 가고 싶다.

해륭 2013. 2. 3. 12:12

  여행을 가고 싶다.
              김정한
  이름도 모르는
  어느 한적한 마을에 가고 싶다.
  세상 묻은 때 다 아 씻어버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첫 모습으로 살고 싶다.
  비가 오면 둑길도 거닐어 보고
  바람이 불면 언덕 위로 올라가
  구수한 사투리와 검게 탄 얼굴을 보며,
  꿋꿋하게 버티며 사는 삶의 도전도 배우며
  힘들게 살아온 지난날을 파헤쳐
  정겨운 입담 속에 다아 흘려버리고 싶다.
  내가 누군지 굳이 밝히지 않아도
  알려고 하지 않는 넉넉한 인심과
  때 묻지 않은 사람들 틈에서 살다가
  내가 사는 이곳으로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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