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첫눈 편지 3

해륭 2012. 12. 16. 08:16



  첫눈 편지 3
             이해인
  첫눈 위에 첫 그리움으로
  내가 써보는 네 이름
  맑고 순한 눈빛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서 기침하며
  나를 내려다본다.
  자꾸 쌓이는 눈 속에
  네 이름은 고이 묻히고
  사랑한다, 사랑한다...
  무수히 피어나는 눈꽃 속에
  나 혼자 감당 못할 사랑의 말들은
  내 가슴속으로 녹아 흐르고
  나는 그대로 하얀 눈물이 되려는데,
  누구에게도 말 못할
  한 방울의 피와 같은 아픔도
  눈밭에 다 쏟아놓고 가라.
  부리 고운 저 분홍 가슴의 새는
  자꾸 나를 재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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