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첫눈 편지 2

해륭 2012. 12. 15. 08:31

  첫눈 편지 2
            이해인
  평생을 오들오들 떨기만 해서
  가여웠던 해묵은 그리움도
  포근히 눈밭에 눕혀놓고
  하늘을 보고 싶네
  어느 날 네가
  지상의 모든 것과 작별하는 날도
  눈이 내리면 좋으리
  하얀 눈 속에 길게 누워
  오래도록 사랑했던
  신과 이웃을 위해
  이기심의 짠맛은 다 빠진
  맑고 투명한 물이 되어 흐를까
  녹지 않는 꿈들일랑
  얼음으로 남기고
  누워서도 잠 못 드는
  하얀 침묵으로 깨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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