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해륭 2012. 11. 22. 09:38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지 않는다.
 
 
                   류시화
    시를 쓴다는 것이,
    더구나 나를 뒤돌아 본다는 것이 싫었다,
    언제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나였다.
    다시는 세월에 대해서 말하지 말자.
    내 가슴에 피를 묻히고 날아간 새에 대해
    나는 꿈 꾸어선 안 될 것들을 꿈꾸고 있었다.
    죽을 때까지 시간을 견뎌야 한다는 것이
    나는 두려웠다.
    다시는 묻지 말자.
    내 마음을 지나
    손짓하며 사라진 그것들을...
    저 세월들을...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들을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 보는 법이 없다.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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