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겨울 이야기 홍수희 창문을 하나 닫을 때마다 창문이 하나씩 열렸습니다. 바깥으로 난 창문을 닫을 때마다 안으로 난 창문이 열렸습니다. 소란한 욕망에 눈을 감을 때마다 고요한 내밀(內密)의 창이 열렸습니다. 내 슬픔 하나 토닥이지 못하면서 당신의 상처를 감싸주고 싶었던 부끄럽고 새하얀 거짓말 앞에 너그러운 용서도 필요하였습니다. 잠시 지친 삶을 아랫목에 뉘어 내 안의 나의 하소를 듣는 시간, 그 누구도 마땅히 되어 줄 수 없는 부드럽고 편안한 눈길이 되어 구석구석 쌓였던 먼지도 쓸어주고 드문드문 고였던 눈물도 닦아줍니다. 창문 밖에는 겨울 바람 쌩쌩 불고 창문 안은 그리하여 따뜻합니다. 다시 이 땅에 봄이 올 즈음 밖으로 난 창을 하나씩 열어나가면 고치를 빠져나온 나비 한 마리 당신의 우편함에 사뿐히 앉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