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목련이 진들

해륭 2021. 5. 4. 19:16

   목련이 진들
                박용주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 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 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 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 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픔 함성으로
한 닢 한 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 빛으로 다시피어
살아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에 그리 슬프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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