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길이 막혀

해륭 2021. 4. 6. 20:09

   길이 막혀
            한용운
   당신의 얼굴은 달도 아니언만
   산 넘고 물 넘어 나의 마음을 비칩니다.
   나의 손은 왜 그리 짧아서
   눈앞에 보이는
   당신의 가슴을 못 만지나요.
   당신이 오기로 못 올 것이 무엇이며
   내가 가기로 못 갈 것이 없지마는
   산에는 사다리가 없고
   물에는 배가 없어요.
   뉘라서 사다리를 떼고
   배를 깨뜨렸습니까?
   나는 보석으로 사다리를 놓고
   진주로 배 모아요.
   오시려도 길이 막혀서
   못 오시는 당신이 괴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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