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해륭 2021. 3. 29. 19:56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문학(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잊고자  (0) 2021.04.08
길이 막혀  (0) 2021.04.06
님의 침묵  (0) 2021.03.26
그대의 문 앞에서  (0) 2021.03.25
숨기고 싶은 그리움  (0) 202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