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가을이오면

해륭 2020. 9. 9. 20:10

    가을이 오면
         李外秀
    
어제와 오늘,
연파랑의 하늘이 너무 이쁘다.
누군가 파랑에 흰색 물감을 많이 섞어
흠 없이 곱게 붓질을 한듯
거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햇살,
창가에 다가서면
햇살은 자꾸만 눈을 감아라 한다.
저 멀리 피어나는 하얀 구름은 어떻고,
솜을 부풀리듯 뭉게뭉게
발트해의 실자라인에서 키웠던 내 멋진 꿈,
저 구름에 실어 함께 피어오르고 싶다.
문득 떠오르는 한 귀절,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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