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해륭 2019. 7. 31. 21:09

님
       도종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로 서 있는 나무처럼,
그대와 나도
그렇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이 맑아서
산 그림자를 깊게 안고 있고,
산이 높아서
물을 늘 깊고 푸르게 만들어주듯이
그렇게 함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산과 물이
억지로 섞여 있으려 하지 않고
산은 산대로 있고
물은 물대로 거기 있지만,
그래서 서로 아름다운 풍경이 되듯
그렇게 있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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