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바람은 알고 있을까요.

해륭 2018. 10. 25. 23:43

바람은 알고 있을까요.
                      홍명여


볕드는 창가에 발목 묶어 세우고
머릿속엔 온통 한가지 생각 외엔
그 무엇도 생각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암팡지게 왜 그러고 있냐고 물으시면
뭐라고 답해드릴까요.
적중 당한 강한 눈빛에 빠졌노라고,
어설픈 언어의 순수에 걸려들었노라고
고스란히 답해주길 기다리나요.
피할 틈도 없이 쏟아진 소낙비에
젖어버린 온 마음,
혼자서는 말릴 수도 없음인데
정녕 방관자가 될는지요.
사랑의 형벌이 그리움 이라면
시작하기도 전 받아버린 형별은
무슨 죄목인가요.
망망대해 표류하다 지쳐버릴지라도
끝내 참을 수 밖에 없는 한마디,
창가에 숨죽인 바람은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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