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약이 없는 병

해륭 2018. 4. 23. 20:08



  약이 없는 병
            김용택
  그리움이,
  사랑이 찬란하다면
  나는 지금
  그 빛나는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아파서 못 견디는 그 병은
  약이 없는 병이어서
  병중에 제일 몹쓸 병이더이다.
  그 병으로 내 길에 해가 떴다가 지고,
  달과 별이 떴다가 지고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수없이 돌아 흐르며
  내 병은 깊어졌습니다.
  아무리 그 병이 깊어져도
  그대에게 이르지 못할 병이라면
  이제 나는 차라리
  그 병으로 내가 죽어져서
  아! 물처럼 바람처럼
  그대 곁에 흐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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