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중독된 고독

해륭 2017. 11. 19. 22:18

중독된 고독
           김경훈
내가 나를 버리고 돌아 눕는 날,
술잔에 빗물이 고인다.
고독을 동반한 일상들이
술을 권하는 시간,
비워져 가는 술병엔
묵은 세월의 먼지들이 자리한다.
기억은 있으되 실체가 없음이
굳이 술잔을 기울이는 이유는 아니지만,
중독된 고독이 따르는 술잔이라
거부할 수 없음이다.
내가 있고 네가 없음이 슬픔이라면
네가 있고 내가 없음은 무엇일까.
술병은 바람을 안고 어둠 속으로 들고
나는 나를 안고 추억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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