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허형만
그 사람이 나를 모른다 하니
나 또한 그를 모른다 한다.
조금씩 여위어가는 시간의 육신만큼
조금씩 잠도 시들해져가는
이 나이의 마루 끝에 걸터 앉으면,
이 빠진 간장종지만한 햇살도
나를 알아 발가락 간지럽히고,
삶의 울타리에 내려앉은 쇠찌르레기
쀼-이, 큐, 큐, 쀼이
은근히 나를 돌아보게 하는데,
그 사람만은
나를 모른다 하고 돌아서니
나 또한 그를
본 적이 없다 하고 돌아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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