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빈손

해륭 2017. 1. 25. 10:18

빈 손
        이문주

누군가를  기다렸지요.
메마른 대지에 쏟아지는
소낙비 같은 기다림을
가슴에 품고 살아 왔습니다.
푸른 하늘도
늘 서글픔으로 바라 보면서
흐리더라도 차라리
포근한 구름을 가지려 했습니다.
무심한 계절을 수 없이 돌고 돌아
사랑하기엔 조금 두렵지만
내 안에 담을 수 있는
누군가를 만났습니다.
그대가 기다린 사람이 아닐지라도
내 앞에 서성이는 행복은
분명 그대라는 사람이었습니다.
이제 그대의 열린 마음속으로
나를 던져 넣고 싶습니다.
빈손입니다.
내가 가진 건
슬픔이 묻어나는 가슴 뿐이고
떠나가지 않는 가난 뿐입니다.
움직일 수도 없을 만큼
무겁고 힘든 나의 삶을
그대 안에 내려 놓기에 미안하지만
그대의 아름다운 마음이라야
남아 있는 나의 삶이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
두렵지만
그대에게  머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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