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한(恨)

해륭 2016. 10. 11. 11:14

한(恨)
      박재삼


감나무쯤 되랴.
서러운 노을빛으로 익어가는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는
이것이 제대로 벋을 데는
저승밖에 없는 것 같고,
그것도
생각하던 사람의 등 뒤로 벋어가서
그 사람의 머리 위에서나
마지막으로 휘드려질까 본데,
그러나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안 마당에 심고 싶던
느껴운 열매가 될는지 몰라.
새로 말하면
그 열매 빛깔이
전생의 내 전 설움이요
전 소망인 것을
알아내기는 알아 낼런지 몰라.
아니, 그 사람도 이 세상을
설움으로 살았던지 어쨌던지
그것도 몰라,
그것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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