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짝이 걸린 오후
이종원
채널을 돌리다가
귀에 익은 뽕짝을 만난다.
된장을 풀어 끓인 맛에
어깨춤이 절로 나는 것처럼
콧노래 흥얼거리며
회상을 돌려주는 냄새
쩍쩍 눌어붙는 리듬은
걸음을 멈추게 하고
생각을 후진시키는 힘이 있다.
우울로 고픈 저녁 무렵
허기를 달래려
도심 속 허름한 골목을 뒤지다가
지폐 몇 장으로 산 맛
수 차례 호사를 부려본다.
오감 외 기억되는 눈물
새끼줄로 동여맨 향수(鄕愁)는
겹으로 접어 가슴에 걸어 두고
단골 걸음으로 예약해야겠다.
그 기억은 오랫동안
처마에 걸렸다가
밥상 뚝배기에 뜨거워져
나는 박자를 맞추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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