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띄우는 편지
김정한
그가 보낸 메일을 읽다가
모니터에 갇혀버렸다.
200자밖에 되지 않는
흘림체로 써내려간
이별의 메일 안에
오래도록 갇혀버렸다.
그가 나에게 얘기하는 것처럼
목소리가 울리고,
그대가 나를 보고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아,
모니터를 두 손으로 껴안고
한참을 울었다.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가슴 아픈 말은
사랑해서 보낸준다는 그 말이었다.
나의 뇌파의 소리,
심장의 떨림이 여전한데
붙잡아도 소용이 없다면,
그래서 굳이 가야 한다면,
이제 어디로 방향키를 돌려야
사랑 그 몹쓸 병을 내려놓을지,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배려의 메세지 말고
한꺼번에 잊는 방법,
삭제 버튼 하나로 지우는 방법,
그런 걸 알고 싶다.
함께한 추억이
오랜 풍화작용을 거처
이렇게 퇴적암이 되어 버렸는데....
지울 수 없을 같다.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버릴 수 없을 것 같다.
말한 대로 된다는 주문
아브라카다브라´
수리수리 마수리´ 를
수없이 외쳐보기도 하고.
이렇게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보낸다, 보낸지 않는다,´
잊는다, 잊지 않는다´를
장미꽃 잎으로 ´꽃잎 점´ 을 확인하지만,
대답은 보내지 말라고 한다.
잊지 말라고 한다.
여전히 사랑한다고 한다.
그게 나의 사랑학개론 결론인데......,
나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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