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사랑

해륭 2016. 2. 4. 08:23

사 랑
        박승우
 

당신이 연두빛 몸매로 왔을 때
나는 몰랐습니다.
그저 작은 들풀 이려니
생각 했습니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한 채
어느날 홀연히 사라질
일년생 들풀 중의 하나려니
생각 했습니다.
그러나
나의 정원에 뿌리를 내린 당신은
그리움을 먹고 자라는
목마른 나무 였습니다.
날마다 그리움의
파란 엽서를 가지 끝에 매달고
손 흔드는 갈망 이었습니다.
보고싶은 마음에 담장을 넘어
하늘로 목을 뻗는
키 큰 나무 였습니다.
서러움과 슬픔의 열매들이 열리고
고독의 뿌리가 깊어 지지만
그래도 기다림의 나이테를 만들며
희망으로 물관부를 채우는
꼿꼿한 나무 였습니다.
이제는 너무나 커 버려
옮겨 심을 수도 없는
내 정원의 키 큰 나무는
사랑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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