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도종환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 함께 잡은 손으로 따스하게 번져 오는 온기를 주고 받으며 겉옷을 벗어 그대에게 가는 찬바람 막아 주고, 얼어붙은 내 볼을 그대의 볼로 감싸며 겨울을 이겨내는 그렇게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겨울 숲 같은 우리 삶의 벌판에 언제나 새순으로 돋는 그대, 이 세상 모든 길이 겨울 강처럼 꽁꽁 얼어붙어 있을 때 그 밑을 흐르는 물소리 되어 내게 오곤 하던 그대여.... 세상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무엇을 하기에도 너무 늦은 나이라고 말할 때,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조그맣게 속삭여 오는 그대, 그대와 함께 있는 우리를 보고 싶다. 너무 큰 것은 아니고 그저 소박한 나날의 삶을 함께하며, 땀 흘려 일하는 기쁨의 사이사이에 함께 있음을 확인하고, 이것이 비록 고통일지라도 그래서 다시 보람임을 믿을 수 있는 맑은 웃음소리로 여러 밤의 눈물을 잊을 수 있게 하는 그대여.... 희망이여.... 그대와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