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詩)

주책

해륭 2015. 11. 19. 07:52

주책
     최인호
나는 벌써 오래전에
그 시절을 망각했는데
어머니는 여전히 잊지 못하고 계셨구나.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숱한 세월이 흘렀어도
어머니의 몸속엔 여전히
그 시절의 억척스럽던 유전자가
흐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 고통스러운 세월을
수많은 자식들을 치마 품에 안고
견뎌낼 수 있었으랴.
그러므로
저 억척스럽고 남부끄러운 주책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성이라는
주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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